※ 이 글은 2023년에 다녀온 여행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록입니다.
2023년 2월. 연희동.
2년 간의 '공식적인' 대학원 생활이 끝났다. 졸업사진도 찍고, 교수님과 연구실 친구들과 인사도 했다.

대학원 생활을 위해 찾았던 연희동의 보금자리와도 작별을 했다. 이로써 4년 간의 자취생활을 청산하고, 본가인 수원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그간 쌓인 짐이 상당하더라.
아쉬움도 잠시, 이제 자유의 몸이 된 나는 몇 달 전부터 계획한 일본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잔뜩 취해 있었다. 졸업식으로부터 일주일 뒤에 예정되어 있는 출국! 아직 눈이 남아 있을 일본 북부지방(홋카이도)에서 여행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여행이 얼마나 길어질지 생각해 놓지는 않았지만, 최소 한 달 정도는 일본 곳곳을 돌아다닐 예정이었다. 대학원 생활 내내 각종 여행유튜버들의 컨텐츠에 빠져 살았던 나는,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얼른 본가로 내려가 짐을 쌀 생각에 싱글벙글이었던 나에게 한 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했지, 연구생활이 끝났다고 하진 않았다. 12월부터 졸업 논문을 수정 보완해서 해외 학술지에 투고하는 과정 중에 있었는데, 이 과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길게 이어졌다. 논문의 일반적인 출판 과정은 투고 -> 심사위원 선정 -> 논문 심사 -> 수정 요청 -> 수정 -> 논문 (재)심사 -> (재)수정 요청..... 의 반복적인 과정을 거치는데, 학술지마다 차이는 있지만 심사위원 선정부터 논문 심사까지 길게는 2~6개월이 걸린다. 우리가 투고한 학술지의 경우, 12월에 투고한 논문의 심사 결과가 2월 말이 되어서야 완료된 것이다.
긍정적인 건, 학술지가 우리 논문을 게재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경우에 따라 논문이 저널과 어울리지 않는다 판단하면 편집자가 논문의 심사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저널에서 제안한 수정 요청사항을 성실히 반영하면 논문을 받아주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논문 작업이 요구되는 상황인 게 당황스럽긴 했지만, 내가 정성을 쏟아부운 연구의 종착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생각에 설렜다. 물론, 이 정도의 진행속도라면 높은 확률로 일본에 가서도 작업을 해야할 수도 있다. 요즘처럼 디지털 노마드가 대세인 시대에, 해외 나가서 맥북 열어놓고 작업하는 것도 낭만있지 않을까? 하며 스스로를 응원했다.

결국 출국 전날 밤까지 작업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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