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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전국배낭여행 (2023)

[일본배낭여행 #11-모리오카] 산이 보이는 동네를 찾았다가 산 못본썰

by 구름잡이 2025. 12. 7.
※ 이 글은 2023년에 다녀온 여행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록입니다.

하치노헤시 투어를 마치고 짐이 있는 하치노헤역으로 돌아와 열차를 기다렸다. 다음 목적지인 센다이에서 묵을 숙소를 찾기 위해 여행 예약 앱을 켜 가격을 비교해보고 있었다. 확실히 도쿄 같은 대도시보다는 저렴했지만, 홋카이도나 지금까지 머물렀던 작은 동네들보다는 비쌌다. 게다가 센다이에서는 1주일 정도 머물 생각이라 가능한 저렴한 숙소를 찾고 있었다.

내일 날짜로 체크인 가능한 캡슐호텔이 하나 있었다. 역과 아케이드가 가까워 구경하기에도 좋아 보였고, 온천욕까지 가능한데 하루 3,000엔대였다. 빠른 예약 완료. 

만족스러운 숙소 쇼핑을 마치고 보니 오늘 하루가 비어 있었고, 센다이로 가기 전에 하룻밤 묵을 동네를 정해야 했다.

열차로 40분 거리에 ‘모리오카’라는 도시가 있었다. 이와테현의 현청이 있는 도시였는데,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옛 성터와 이와테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이와테산 조망이 유명하다고 했다. 

반나절 정도 가볍게 돌아보고 갈 생각으로 숙소를 찾았고, 가정집의 단독방이 3,000엔대로 예약 가능했다. 늦게 도착할 듯해 걱정했는데 무인 체크인이라 부담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예약을 마치고 역에서 해가 지는 걸 보며 저녁을 먹었다.

낮에 먹었던 센베이지루보다 더 만족감이 있었다.

하루 종일 강추위 속에서 걸어 다닌 탓인지 모리오카행 열차 안에서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저녁 7시쯤 모리오카 역에 도착했는데, 휴대폰이 먹통이 되어버려 구글맵을 사용할 수 없었다. 숙소 이름과 주소가 있는 예약내역을 캡처는 해두었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경로 검색이 안 되니 답답했다. 

늦은 시간이었는데 다행히 역 인포메이션 센터가 닫지 않아 도움을 요청했다.

직원 두 분이 나와 도와주셨는데, 예약 앱 주소가 잘못 입력된 건지 정확한 위치를 바로 알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숙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주소를 확인한 뒤 종이에 적어주며 “택시 기사에게 이걸 건네줘라”라고 하셨다. 감사 인사를 여러 번 하고 밖으로 나왔다.

사실 여행하면서 택시를 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숙소도 특가만 골라 다니고, 저녁도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 상황에서 일본 택시는 과소비 같다 느껴졌다. 하지만 너무 피곤한 데다 직접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홋카이도에서 렌트카 비용만큼이나 비쌌던 톨비를 냈던 마음을 떠올리며 ‘좋은 경험이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역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 기본요금은 500엔이었다. 미터기가 오를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울적해졌다. 그런데 역을 벗어난 지 얼마 안 돼 휴대폰이 다시 작동했다. 이런 걸 ‘멍청비용’이라고 하던가. 

단위가 올라갈 때마다 숨이 막혔다

숙소 앞에 도착했을 때 요금은 정확히 1,500엔. ‘이게 편의점 도시락 몇 개야’ 하고 생각하던 순간, 기사님이 같이 내려 길을 건너 숙소 앞까지 안내해주셨다. 괜히 돈 아까워했던 마음이 미안해질 정도로 친절했다.

숙소는 작은 가정집이었고, 현관 앞에는 비밀번호로 열리는 락커가 있었다. 안에는 현관문 열쇠와 내 방문 열쇠 두 개가 묶여 있었다. 체크아웃할 때 다시 넣고 나가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일본 숙소에서는 이런 방식이 꽤 흔했다.  

모리오카에서 묵었던 숙소.

열쇠를 찾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지켜보시던 택시기사님은 그제서야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건너 차로 돌아가셨다. 혹시 내가 탔던 택시가 모범택시였던걸까? 이런 서비스 비용도 택시에 포함되어 있었나 보다. 괜히 돈 아까워했던 마음에 크게 감사하다고 한번 더 말씀드렸다.

1층은 공용 식사 공간이었는데, 겉에서 본 것보다 넓었고 가운데 긴 테이블이 한 줄로 정렬되어 있었다.

집 크기에 비해 공용공간이 굉장히 넓었다.

방은 2층에 세 개, 내 방은 맨 끝의 3번 방이었다. 작은 다다미방에 이불과 베개가 깔려 있어 하룻밤 묵기 충분했다.

방 내부
아침에 보니 이런 녀석이 맞이해주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가볍게 동네를 둘러봤다. 숙소에서 조금 걸으면 작은 아케이드 상점가가 나왔고, 분위기 좋아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했다. TV 뉴스에서는 한국 대통령이 나와 뭔가를 말하고 있었지만 자막이 일본어라 잘 따라가지 못했다. 

일본에서 보니 낯선..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던 나를 보던 사장님이 한국에서 왔냐고 물으셨다. 이제는 “칸코쿠카라 키마시타(한국에서 왔습니다)” 정도는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식 다방(?)커피
디저트 겸 아침

 

목적없이 동네를 걸어다녔다.

이와테산이 잘 보인다는 다리를 향해 걸어갔다. 다리 중간쯤 오면 멀리 수평선처럼 이와테산의 능선이 펼쳐진다고 했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잘 보인다.

오늘 날씨는 흐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