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시작한 뒤 언젠가 자산이 충분히 커지면, 그때 내 포트폴리오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산이 이미 커진 뒤에 과거를 돌아보는 것보다, 아직 별것 없을 때부터 그 과정을 기록하는 편이 오히려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복리도감’, 영어로는 Compound Atlas.
평범하게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 돈을 벌고, 저축하고, 투자하면서 자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기록해보려 한다.
잘한 투자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샀는지, 왜 샀는지, 배당은 얼마나 받았는지,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어디서 틀렸는지까지 남기는 것이 목표다.
Snapshot: 약 3,400만 원
2026년 9월 현재 주식 포트폴리오의 대략적인 모습은 이렇다.
| 항목 | 현재 |
| 평가액 | 약 3,447만 원 |
| 순투입자본 | 약 2,713만 원 |
| 누적 총수익 | 약 730만 원 |
| 누적 수익률 | 약 +27% |
| 최근 12개월 순배당 | 약 39.8만 원 |
| 월평균 배당 | 약 3.3만 원 |

본격적으로 자금을 넣기 시작한 것은 직장생활을 시작한 2024년부터다. 아직 자산 규모가 크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그래서 지금을 남겨두고 싶었다.
1억 원이나 10억 원을 만든 다음 “저도 처음에는 3천만 원이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3천만 원대인 지금부터 기록을 쌓아두는 것이다.
몇 년 뒤 이 기록을 다시 봤을 때 현재의 투자 판단이 어떻게 보일지도 궁금하다.
이걸 위해서 최근 나온 오픈AI의 아스트라 모델을 활용해 내 주식계좌 거래내역을 토대로 구글시트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내가 복리를 가장 직관적으로 느끼는 그래프
복리도감 대시보드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하나 있다.

내가 실제로 투입한 돈과 현재 포트폴리오 평가액을 함께 그린 그래프다.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두 선이 거의 붙어 있었다.
100만 원을 넣으면 자산도 거의 100만 원이고, 500만 원을 넣으면 자산도 대략 500만 원이다.
자산 대부분이 내가 직접 넣은 돈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나타난다.
특히 2025년 하반기 이후부터 평가액을 나타내는 선이 내가 실제로 투입한 자본을 나타내는 선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물론 이 차이를 전부 ‘복리 효과’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주가 상승도 있고, 환율 변동도 있고, 받은 배당도 있다. 시장 상황의 영향 역시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장이 좋지 않으면 두 선이 역전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제가 이 그래프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일해서 번 돈과, 그 돈이 다시 일해서 만들어낸 결과가 조금씩 분리되기 시작하는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두 선 사이의 거리는 크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5년 뒤에, 1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하다.
복리도감이라는 이름도 결국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지금 배당금은 한 달에 3만 원 정도
최근 12개월 동안 받은 세후 배당금은 약 39만 8천 원이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3만 3천 원. 아직은 딱 내 휴대폰 요금 정도다.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숫자가 점점 커지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휴대폰 요금을 넘어 AI 구독료를 내주고, 그 다음에는 관리비나 다른 고정비 하나를 대신 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포트폴리오를 ‘배당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업의 성장성과 자본배분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고, 배당 여부만을 기준으로 투자하지도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장기적인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산을 추구한다.
다만 현금을 꾸준히 창출하고 그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기업을 선호하는 편이긴하다.
그래서 자산의 평가액과 함께 내 자산이 만들어내는 현금흐름이 얼마나 커지는지도 계속 기록해볼 생각이다.

미국 자산 100%
현재 포트폴리오의 거래통화를 기준으로 보면 원화가 약 48%, 달러가 약 52%다. 언뜻 보면 원화와 달러 자산을 절반 정도씩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 기초자산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금융자산은 사실상 미국 자산 100%다.
원화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전부가 ISA와 연금저축계좌에서 매수한 국내 상장 미국주식 ETF이기 때문이다.
일반계좌에서는 미국 개별주를 직접 보유하고, ISA와 연금계좌에서는 S&P500 같은 지수 ETF를 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식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도 할 수 있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보고 있다.
다만 현재 내 생각은 이렇다.
나는 한국에서 일하고 월급을 원화로 받는다. 앞으로 집을 산다고 해도 한국 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나의 인적자본과 생활 기반 자체가 이미 상당 부분 한국과 원화에 묶여 있는 셈이다.
그래서 금융자산만큼은 해외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중요한 분산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정답이라는 뜻은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내 생각이 변할지도 모른다.
미국 자산에 이렇게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적절한지는 복리도감에서도 계속 고민해보고 싶은 주제다.

가장 큰 단일 투자처는 구글(알파벳)
현재 가장 큰 개별 종목은 알파벳, 즉 구글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27%를 차지한다.
S&P500 ETF를 모두 합치면 약 22% 정도이고, 미국 빅테크 중심 ETF의 비중도 꽤 높다.
결국 현재 포트폴리오는 상당히 명확하게 미국 기업 중심이고, 그중에서도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노출이 높다.

여기에는 아직 나도 답을 내리지 못한 고민이 있다.
투자금이 아주 크지 않은 단계에서는 내가 정말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 합리적일 수도 있다.
반면 이 돈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가져갈 자산이라고 생각하면 분산이라는 문제를 무시할 수도 없다.
특히 구글처럼 하나의 기업이 포트폴리오에서 20%를 훌쩍 넘으면 기업 자체에 대한 확신과 별개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 최소한, 그런 훈련이 되어야 나중에 자산의 규모가 커져도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업에 집중할 것인가,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것인가.
아마 앞으로 복리도감에서 자주 등장하게 될 고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멋진 투자 원칙을 선언하는 것보다, 실제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계속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서 귀납적으로 나만의 투자 원칙을 도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기록할까
복리도감에서는 앞으로 내가 하는 매수와 매도를 모두 기록하려고 한다.
배당금을 받으면 그것 역시 기록으로 남긴다. 언젠간 부동산 잔금을 내야해서 주식을 팔게되더라도 기록을 하려고 한다.
새로운 기업에 투자하게 된다면 가능하면 그 기업을 왜 샀는지,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어떤 가격을 지불했는지, 내가 중요하게 보는 투자 포인트는 무엇인지도 별도로 공부해서 남겨볼 생각이다.
반대로 투자 아이디어가 틀렸다면 그것 역시 지우지 않으려고 한다. 결과를 알고 난 뒤 과거의 판단을 다시 해석하는 것은 쉽다. 그래서 당시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올랐으니 좋은 투자였다”가 아니라,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정보와 생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했는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기록이 쌓이면 좋겠다.
업데이트는 가능하면 2주에 한 번 정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투자 기록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거래하고 싶지는 않다. 장기투자를 하다 보면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소 월 1회 정도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투자나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면 중간중간 별도의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연재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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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포트폴리오의 변화와 실제 매수·매도, 기업 분석, 투자하면서 생각이 바뀌는 과정까지 영상과 글로 함께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첫 페이지입니다. 몇 년 뒤 이 기록이 어떻게 쌓여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기록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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